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설득력있게, 논리적으로 분석해놓은 책
비슷해보이는 성공들 뒤에 숨겨진 수많은 실패와 핑계들..
사람이 얼마나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지 그리고 시야가 좁은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결국 그것은 우리의 이야기고, 내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 책.
대만 카스테라, 연어무한 리필집, 흑당 밀크티, 990원 아메리카노…
소비자입장에서는 저렴한가격과 많은 선택지가 주어진다는점에서 매력적이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얼마나 무모하고 대책없는 창업인지 알 수 있다. 기존에 없던 시장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어느정도의 경쟁이 시장전체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필요하고, 시장의 수요를 같이 키워나간다는 점에서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전체 소비자의 관점에서의 기존에없던 새로운 수요를 만든다는 것은 패러다임의 변화를 동반해야하는 것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기존 전체시장의 파이를 그저 나눠먹는 것에 불과하다. 그렇기때문에, 결국 맹목적으로 우후죽순 생겨나는 점포들은 서로를 갉아먹고 함께 자멸하는 자충수를 두고 있는 것이다.
이는 외식업은 그 어느 산업보다 보수적이고 오랜기간 변화가 없었으며 이는 사람들의 입맛이 갑작스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체시장의 수요가 한정적인 상황에서 새로운 플레이어의 출현은 시장을 다소 성장시킬 수는 있으나, 그 본질에있어서는 큰 변화를 주기 어렵다. 혹자는 치킨집을 예시로 들면서, 같은 음식과 업종에 대해서 다양한 브랜드가 생겨나고 공존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언급한다. 하지만, 치킨집도 결국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프랜차이즈간의 경쟁이고, 프랜차이즈내의 경쟁이다. 그래서 꾸준하게 차별점을 가져가기 위해 전략을 짜고, 점포간의 간격과 영업지역을 조정하는 등 다양한 영업전략을 세우고 있다.
우리가 간과한 부분은 수많은 치킨집의 등장이 치킨에 대한 수요를 늘렸다기보다, 월드컵 등 이벤트들을 겪으면서 중요한 TV시청 = 치킨, 친구들이 모이면 치맥이라는 일종의 공식이 자리잡았고, 치킨과 맥주를 대체할만한 강력한 경쟁자의 부재가 치킨의 수요를 꾸준하게 만들어내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배달의 민족 등 배달서비스의 진화와 수요의 증가로 배달시장에 대한 전체파이가 커졌기 때문이다. 저렴한 생닭 원가에도 불구하고 몇배의 마진을 붙여서 치킨을 파는 치킨가게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높아진 인건비와 임대료 및 부대비용등을 제하고 배달비까지 일부부담을 하는 상황에서 호수를 우아하게 헤엄치는 백조가 실제로는 물밑으로 발버둥을 치고 있는 모습이 떠오른다.
필자는 어릴때부터 막연하게 본인의 사업을 꿈꿨고, 전공을 선택하는 과정에는 자연스럽게 창업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반영되었으며 그이후에 창업경진대회와 관련수업, 학회 등을 거치면서 스타트업에 대한 꿈을 꾸었다. 현재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방향성을 가지고 있지만, 최근에는 이에 대한 생각의 방향성이 많이 바뀌었다. 기존의 스타트업은 투자를 통해서 적자가 나는구조를 메꾸고, 가파른 성장을 도모하는 모델이 많았는데 이는 결국 투자를 통해서 수명을 연장하고 성장을 담보로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창업자들은 기업가치는 올라가지만 본인은 정작 월급쟁이에 (그것도 취업했을때보다 기대치가 낮은) 불과하며, 사업에 대한 스트레스로 점점 지쳐가는 것들을 많이 보았다.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서 결국 캐시플로우를 명확하게 가져갈 수 있는 ‘사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방향성을 바꾸기 시작했다.
중요한 건, 이러한 사업 중에서 가장 현금흐름이 확실하면서도 매출회전이 빠른 업종이 외식업이고, 우리가 앞에서 예시를 들었던 사례들이다. (여기에 인형뽑기도 추가할 수 있을 듯 싶다.) 인생에 지름길은 없고, 공짜가 없듯, 퇴직금 등 창업자금으로 쉽게 창업을 하면 노하우나 내공이 부족하여 쉽게 망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것은 그 회사가 무슨회사이며, 어떤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주가가 오른다는 이유로 추매하는 것과 같은것이며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한다.) 실제로 비트코인이나 코스피 주가가 투자의 ㅌ도 모르는 사람들이 빚을내서 계좌를 만들고 맹목적으로 매수하기 시작하면서 실제로 돈을 번 사람들은 전부다 떠나버린 투자시장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결국 돈을 번 것은 프랜차이즈의 유통을 담당한 본사이며, IPO와 ICO를 진행한 주관사이자, 발행회사이다.
수많은 창업자들을 만나고, 정말 똑똑한 사람들이 인생을 걸고 하는 사업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하루하루 부족함을 느끼고, 배우고있는 나날들인데 그러면서 느낀점은 결국 자기가 잘아는 것을 해야 그 속에서 인사이트를 발휘할 수 있으며, 남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기만의 길을 갈때 정말 험난하고 힘든 창업생태계에서 생존할 확률을 조금이나마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이직할 때는 수많은 회사들을 비교해보고 조건들을 검토하고 또 검토하고, 가능한 시나리오와 리스크에 대해서 꼼꼼하게 체크하면서도 왜 퇴직 후 혹은 은퇴 후 창업에 대해서는 그렇게 간단하고 쉽게 결정을 내리는지 알 수 없다. 결국 사업은 리스크와 확률의 싸움인데, 비체계적이고 예측불가능한 리스크는 관리할 수 없지만, 체계적이고 예측가능한 리스크는 충분히 대비가능하고 관리가능하다는 점을 잊지말아야 한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원대한 꿈이나, 대박을 만들겠다는 허황된 꿈보다는 진정성있게 시작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나를 비롯하여 주변사람들이 현재 느끼는 불편함이나 원하는 바는 무엇인지에 집중해서 시작해보길 권한다. 작게 시작하고, 빠르게 시작하고 그렇게 실패를 거듭하다보면 최소한 크게망하지않고 경험들을 통해서 성공을 도모할 수 있지 않을까?
사업에 있어서 쉽게 진행이 된다는 것은 누군가가 그것을 대신해준다는 의미이고, 결국 그것은 다 비용으로 전환되어 어떻게든 나에게 돌아와 비용청구되는 구조이다. 우리의 인생도 편법과 잔머리로 얼룩진다면 그것은 결국 나에게 어떻게든 돌아오기때문에 우리는 효율적이고 재치있되, 항상 정직하고 도덕적해이를 경계해야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