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W 독서소모임에서 처음으로 내 전공 주제를 발제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오히려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었던 문학 관련을 많이 선정했던것 같다. 나와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가까워 지고 싶었던 것이었을까.
아무튼 나에게는 생소한 문학 이었지만 발제를 하면서 좀 더 알게됐던것같다. 이번에는 양자역학이다. 내가 21년 10월에 양자역학 책을 발제 하는것은 정해져 있었을까, 아니면 2021년 9월이 되기전 까진 알 수 없었을까. 아니면 내가 양자역학을 발제 할 확률이 존재 했을까. 이제 양자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그것은 측정하기 전에 실재하지 않았다
아인슈타인이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저 달을 보기 전에 저 달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말인가?
아인슈타인
이 문장은 조금 문학적이다. 이 세상에 단 두개의 입자 나와 달만 존재했다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예, 당신이 달을 보기 전에 저 달은 실재하지 않았습니다”가 된다.
하지만, 세상은 다른 입자들도 많기 때문에 저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요, 그 전에도 존재 했습니다. 저 달은 우주에 의해 측정되었기 때문이죠, 즉 결어긋남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 할 수 있다.
이것은 참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측정하기 전에는 실재하지 않고, 측정하는 순간에 실재한다니. 여기서 물리학자들은 존재, 실재라는 것의 정의에 다시 한 번 생각하게된다. 실재라는 것은 측정한 물리량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책 “김상욱의 양자 공부”의 위치를 측정할 수 있고, 물리량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 책은 실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원자가 실재한다는 것은 그것에 대한 정보를 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주에 아직 다른 입자와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 입자가 있다면, 그 입자는 아직 실재하지 않는것이다. (확률적으로 존재할 수 도)
양자 역학를 공부하다보면 역사를 공부하는 느낌이 든다. 과학의 역사, 정말로 재미있다. 과학과 철학적 소양을 키울 수 있는건 덤이다.
모든 것에 회의를 던져라
이 책에서 데카르트는 말한다.
모든 것을 의심하라
데카르트
이것은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르네 데카르트의 방법적 회의론이다.
우리는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원시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어제 태양이 떴는데, 오늘도 태양이 뜨네? 처음엔 별 다른 생각을 안 한다. 그런데 그 다음날도 뜨고 계속 태양이 뜬다. 그러면 연역적 추론에 의해, 어제 태양이 뜨면 오늘 태양도 뜬다는 원리를 생각한다. 그런데 “어제 오늘 태양이 떴으니까, 앞으로 영원히 태양이 뜬다”는 결론을 얻게된다. 여기 까지 생각한 것만 해도 대단한 결론이다. 수학적 귀납법을 써서 결론을 얻은것이니까.
하지만 데카르트라면 이 현상을 의심했을 것이다. 왜 태양은 계속 뜨지? 정말로 영원히 뜰까? 어제의 태양과 오늘의 태양은 ‘정확히’같은 것인가? 우리가 보는 시점에 태양은 저 위치에 있는 것인가? 등 말이다.
이런 의심과 회의로부터 철학이 시작하고, 그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 중 하나가 바로 과학이다. 과학자가 되고 싶다면 끊임 없이 의심하고 탐구하라.
맺으며
나는 과학을 좋아한다. 그런 나에게 양자 역학은 조금 받아들이기 어려운 학문이었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관념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확률적으로 존재한다. 측정하기 전엔 실재하지 않았다. 근본적인 불확실성이 있다. 다들 직관에 위배되는 것들이다. 두번째 이유는, 사실 그냥 어렵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읽은 양자책, 다시 양자에 대한 호기심이 끓어오른다. 이번 기회에 양자와 더 친해진것 같다. 김상욱 교수님 덕분에. 앞으로 양자는 내 좋은 친구가 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