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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대한 사랑은 이제 시작이다

: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행하는 모든 생계활동

노동 : 사람이 생존, 생활을 위하여 특정한 대상에게 육체적, 정신적으로 행하는 활동

“왜 그 일을 하는가? 그 일을 통해 당신은 무엇이 되길 꿈꾸는가?

끌려 다녀서는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일도, 그리고 인생도.“

허를 찔린 기분이었다.

하루 3분의 1을 ‘일’에 투자하면서 누군가가 나에게 “왜 그 일을 하고 계세요?”라고 질문하면 확신에 찬 눈빛과 말투로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과 나의 관계에 대해서 정의내리는 시간이 절실히 필요하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에 성공하였으나 코로나로 인해 입사까지 1년간의 공백이 있었다. 한 분야만 바라보고 달려온 나에게 일종의 휴식 같은 시간이었다. 평소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씩 실천해보았고 무엇이 잘하고 잘 맞는지, 반대로 무엇에 취약한지 알아갈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는 본업에 대한 열망을 품고 있었다.

그렇게 기다려왔던 첫 사회생활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고, 불안의 연속이었다. 수습 기간의 적은 월급, 근무시간 전후 2시간 초과근무, 3교대로 인한 불규칙적 생활 패턴, 인계하는 직업 특성상 내가 못한 일을 남에게 떠넘겨야 하는 죄책감. 털털하다고 여겨졌던 나의 성격은 덜렁거리는 성격으로 변모되었고, 꼼꼼한 동기와 비교되어 스스로에 대한 자책과 자존감 하락으로 이어졌다. 누구나 응원은 해줄 수 있지만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일상에서, ‘내가 왜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한 확신이 없어 견디기 힘든 시간들이었다.

P. 29

이 세상에 매끄럽고 순탄하기만 한 삶은 없다. 원하지도 부르지도 않았건만 생각지도 못한 불행이 잇달아 우리 삶을 덮쳐오기도 한다. 이런 역경과 불행에 사사건건 휘둘리면 우리는 자신의 운명을 원망하고, 무의식중에 살아갈 의욕마저 잃게 된다.

-> 그럴수록 우리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더욱 맹렬히 전념해야 한다. 혹독한 운명을 이겨내고, 삶을 밝고 희망차게 만들어주는 놀라운 힘이 ‘일’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살아온 삶을 돌이켜봐도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눈앞에 닥쳐온 무거운 현실을 지속하게 해준 것은 우습게도 ‘망각’ 능력이었다. 매일 실수하면서 배운 순간들을 메모했고 일찍 잠을 청했다. 그러다 다음날이 되면 신체노동과 감정노동으로 받았던 스트레스는 잊혀졌다. 시간이 흐르니 일의 장점과 단점 사이에 균형이 잡히기 시작했고, 어제보다 더 숙련된 나는 한 발자국 떨어져서 ‘그래서 나는 이 능력으로 무엇을 하는 것이지? 단순히 적응만하고 기계처럼 일하는 건 아닐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P.54

‘회사를 그만두기 위해서는 확실한 대의명분이 있어야 한다. 그저 막연히 불만을 품고 회사를 그만둔다면, 아무리 좋은 회사에 간들 또 똑같이 낳겠는가. 그래서는 인생이 잘 풀릴 리 없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회사를 그만둘 이유를 찾지 못한 나는 우선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우선은 딱 1년만 참아보자고 다짐했다. 나의 직업을 그만두는 때가, 사소한 이유들로 힘들어서가 아닌 인생의 목적을 바로잡고, 그 목적을 향한 하위 목표가 명확해질 때로 말이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우선 내가 선택한 첫 직업에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는 것. 그리고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또 다른 분야의 것들을 찾아나갈 것. 인생의 폭을 넓히면서 많이 배울 것.

그리고 마침내 그 1년이 찾아왔을 때 나는 더 이상 업무에 허덕이지 않고 출근하고, 퇴근 후에는 진지하게 ‘내 삶’의 이유에 대하여 고민하게 되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지금의 속도로 나를 알아가고 있다.

현재진행형이지만 이 책을 읽으며 왜 일하는지, 내 일을 사랑하는지, 무엇을 꿈꾸기에 이 일을 하는 건지, 그에 마땅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만족하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지, 창조적으로 사고하는지 분석해본다. 어쩌면 평생을 고민할지도 모르지만 이 난제를 풀어가는 것이 꽤 재미있다. 나의 몰랐던 모습을 많이 알아간다.

P. 235

나는 언제나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 당신은 어떤 길을 걸어가고자 하는가? 어떤 길을 택할 것인지는 그 누구도 강요하지 않는다. 선택은 오직 당신의 몫이다.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과, 그 선택으로 얻을 결과의 크기 역시 오직 당신의 몫이다. (중략) 매일 약간의 창의와 궁리를 더해 어제보다 한 걸음 더 앞서간 오늘을 창조하라.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려는 마음가짐이야말로 일과 인생에 더없이 중요하며, 진정한 창조의 길로 다가가는 비결이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환경이 주어지고, 이에 적응하는 방식이 다르다. 그러나 방향만 올바르게 잡는다면 속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일에 대한 가장 이상적인 시스템이 “낙관적으로 구상하고, 비관적으로 계획하며, 다시 낙관적으로 실행하는 것”이라고 한다.

내 일과 인생에 대입시켜보면 어떨까. 책을 덮으며 ‘나’라는 존재만 할 수 있는 이 일에 대해서 우선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보기로 다짐한다. 하루의 3분의 1이나 투자하는데 여기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얼마나 불행할까. 나의 일에 대한 사랑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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