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W

어른들의 마음 속에도 어린아이가 있다

참 구매하기 어려웠던 책

사람은 자연스레 나이가 들고 자연스레 어린시절과는 달라져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것과 같이 어린 시절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이 완전히 다른 존재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과거가 쌓여서 현재가 된 것처럼 어린 시절의 내가 쌓여서 현재의 내가 된 것이고 미래의 나도 현재의 내가 쌓여서 어린 시절의 나를 기반으로 형성될 것이다.

사실 처음에는 이 책을 사는 것도 싫었다. 누가봐도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써진 책이고 그 내용도 실제로 어린아이들을 타겟으로 삼고 있다. 유튜브나 티비를 봐도 주로 타켓으로 삼는 계층을 두고 다른 계층이 보기에는 부적절하다고 느껴지는 것 처럼 이 책의 첫 인상이 그랬다. 그래도 독서모임을 위해 당당하게 청소년 세션으로 가서 책을 구매해왔다. 참….. 오묘한 기분이었다.

생각보다 세상은 복잡하다, 하지만 진정으로 중요한 것들은 어린아이들도 이해할만큼 간단하다

흔히 사람들은 세상이 복잡하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겪어보니 복잡하다. 모두의 이해가 다르고 매일 바뀌는 현상들이 부담스러운 정도다. 하지만 그럼에도 세상을 사는 진리는 간단하다 이 책은 그걸 어린 아이들도 이해할만큼 간단한 언어들로 설명을 하고 있었다. 읽다보면 너무 단순해서 실소가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그 내용이 너무 맞는 말이라는 점에서 너무 복잡하고 살고 있는 내 자신을 반성하게도 되었다.

우리는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 보통 외부 환경을 바꾸려 한다. 좀더 편안한 일자리를 찾거나 좀더 좋은 환경을 찾아 이동하는 등으로 외부를 바꾸어 마음의 평화를 얻고자 한다. 심할 때는 제주도나 해외 한적한 곳으로 한달살기를 하면서 막대한 돈을 쓰면서 마음의 평화를 사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더 쉬운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우쳐 줍니다. 이제 닳고 닳아서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는 어른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듯한 멘트였다. 우리는 언제 우리 자신을 긍정해봤을까요? 외부의 변화에 굴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긍정하였던 것이 언제일까라는 생각이 나는 문구였다.

특히 지난번에 읽은 니체의 철학과 연결된다는게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니체 또한 자기 긍정을 강조했는데 니체는 그렇게 어렵게 설명한 것을 이 책은 너무나 어이없게 쉽게 설명하고 있다. 어렵게 배워 그 이해를 모두 할 수 있는게 좋은 걸지 쉽게 배워 실천하는게 좋을 것일지 모르겠으나 이또한 결국 같은 말은 하고 있다는게 흥미로웠다.

아이들만 그런게 아니라 어른들도 그렇다. 어른들도 아이의 연속이다. 사실 어떤 면에서는 아이들보다 더 쉬운 부분도 있다. 보통 힘들면 가족 친구에게 마음을 털어놓으려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다만 어른들은 어른이라는 굴레에 사로잡혀 이를 맘편히 하지못한다. 분명 더 나아질 것을 알지만 이를 하지 못하며 하루하루를 무겁게 보내는 것이다. 어른들도 맘편히 자신의 힘든 감정을 털어놓을 수 있는 상대가 있고 털어놓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정말 좋을 거 같다

언젠가부터 소중한 사람들에게도 무언가 기대를 하게 된다. 내가 해준게 있는데 이정도는 해주겠지, 내가 받은게 있으니 이정도는 해야겠지 등등. 그런 기대가 결국 사회생활이고 기브앤테이크이며 인간사회의 기본이긴 하나 그걸 소중한 사람에게까지 확장해버리는 것은 불행한 것 같다. 그냥 이게 맞는 말은 알지만 이를 실천하는 삶을 산다는게 가능은 한건지도 의심스러운 나를 보며 내가 어른은 아니지만 늙긴했다고 느끼었다.

sns가 문제라고 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문화의 온상이기도 하고 적나라하게 사람의 계층을 드러내어 사회적 불안을 조장한다고도 한다. 이 책은 그에 대해 매우 단순하지만 확실한 방법으로 그러한 SNS가 현실을 비추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설명한다.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을 드러내는 게인즈버러의 그림처럼 그 어려움과 힘든 과정을 모두 거세하고 자신의 영광스러운 순간 혹은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순간만 편집하여 드러내는 SNS의 본질을 정확히 짚어내면서도 매우 쉽게 설명하고 있는 것이 놀라웠다.

나는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다. 누구나 나에게 와서 이야기하면 친절이 대해준다는 그런 이미지를 갖고 싶고 이를 위해 노력 중에 있다. 이에 대하여 친절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면 친절은 다양한 형태를 지니고 다양한 경위로 다가오는데 이 책의 이 구절은 너무 쉽게 그 모든 노력을 정리하고 있다.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짚는 좋은 정의 같다. 이처럼 친절도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고 간단히 생각하여 보는 것도 좋은거 같다.

사실 이 책에서 가장 애가 읽는 책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은 부분이었다. 슬픔을 이기는데 좋아하는 일을 하면 도움이 되지만 슬픔을 이기는 것은 스스로 기운을 북돋는 것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어린 아이가 겪는 슬픔과 어른으로서 겪는 슬픔은 그 사이즈나 위력에 큰 차이가 있어서 공감은 되지 않는다. 다만 누구든지 슬픔이든 고난이 찾아올때 이를 극복할 실마리를 위해서 자신을 행복하게 하게 하는게 무엇인지 잘 알아야한다는 점은 동의한다.

언제부턴가 힘들면 산을 가거나 강을 가는 등으로 탁트인 곳을 찾아가게 되었다. 자연을 좋아한다기 보단 대피소 같은 느낌을 받았다. 조금 그렇게 벗어났다가 오면 한결 힘이 나는 기분이었다. 아마 그게 이거였던거 같다 큰 자연을 느끼면서 내가 겪는 고민들이 작은 것임을 느끼고 문제에 치이기 보단 문제를 풀어나갈 힘을 얻는 것이 이 문구가 뜻하는 것 같다.

여러분은 자산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한 사람이에요 계획한 많은 일이 틀어질 수 있지만, 그래도 여러분은 괜찮을 거에요

요즘 유행하는 짤 중 하나다. 개인적으로 되게 공감이 가는 짤인데,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복잡하기만한 인생을 다소나마 단순하게 돌려놓는 것 같다. 자신에 대한 확신을 사라지고 불안함만 늘어가는 와중에 오랜만에 가볍게 읽으면서도 많은 걸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