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서평을 쓰기 가장 어려웠던 책같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제목에서 이 책의 내용이 무엇인지 사실 전혀 짐작이 가지는 않았는데,
누군가에 대한 관심의 시작, 사랑의 시작을 말하는 표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이번 기수에 읽은 책들 중 가장 재미있고 가볍게 읽기는 했던 것 같다.
“사랑”이야기 였기 때문일 것이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라는 그 짧은 질문이 그녀에게는 갑자기 거대한 망각 덩어리를
“다시 말해 그녀가 잊고 있던 모든 것,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던 모든 것을 환기시키는 것처럼 여겨졌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자기자신 이외의 것, 자기 생활 너머의 것을 좋아할 여유를 그녀가 아직도 갖고 있기는 할까?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이 곳인 것 같았다.
나도 삶에 치여 잠시 잊고 있던 것 말이다.
얼마전 “몽크투바흐”라는 압구정의 한 음악 카페에 갔다.
그 곳은 클래식과 재즈 음악의 CD가 가득했고 그 곳에서 신청곡을 틀어주면
주인 아저씨가 망설임도 없이 그 CD를 정확하게 찾아서 노래를 틀어주기도 하고
그 가수의 다른 노래를 추천해주시기도 했다.
언젠가부터 유튜브의 플레이리스트를 통해서만 음악을 들었기에
음악을 들으면서도 제목조차 모르고 흘려보내고 있던 음악들이 많던 요즘.
왠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신청하는 옆에 있는 언니의 모습이 멋져보였던 것 같다.
나도 나의 취향이라는 것이 있을텐데, 그 취향이 무엇인지 점차 잊어가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취향을 일깨워주는 사람에게 설렘을 느낄 법도 할 것 같다.
다만 폴은 시몽을 사랑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냥 권태감에 살아가고 있던 한 여인에게 약간의 바람을 불어넣어준 것 뿐 아닐까?
아무튼, 뭐 그냥 별 생각 없이 읽기 좋았던 책.
어떤 점이 이 책을 고전문학으로까지 만들어준 것인지
다른 사람들은 이 책에서 어떤 걸 느꼈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