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같은 작은 글씨와 엄청난 양 때문에 몇 번이나 포기할 뻔했지만,
발제문을 작성해야 한다는 생각에 간신히 완독했다.
책을 읽다 보면 단순히 정보량이 많다는 것뿐만 아니라,
리프킨이 펼쳐놓는 논리가 방대하고 깊이 있어서 한 번에 쉽게 읽히지 않았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기면서 느낀 건, 이 책이 처음 나온 지 오래됐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와 상황을 매우 정확하게 예측했다는 점이었다.
리프킨은 자동화와 AI 기술의 발전이 노동의 필요성을 점차 줄여가고,
결국 대다수의 사람들이 일자리에서 벗어나는 ‘노동의 종말’이 다가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는 이 과정에서 예상되는 사회적, 경제적 문제들,
특히 경제 불평등과 고용 불안정의 심화에 대해 매우 현실적인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지금도 일자리의 자동화가 점점 더 가속화되는 것을 볼 때,
리프킨의 주장이 단지 상상에 그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특히 그는 기본소득 도입 같은 새로운 경제적 대안을 논의하면서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모해 가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책을 덮고 난 후, 머릿속에 남는 큰 물음은 “노동의 종말이 온다면 나는 무슨 일을 하며 살아가야 할까?”.
우리가 늘 ‘일’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삶을 유지해 왔던 만큼,
노동이 사라진 사회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자기 정체성과 가치를 어떻게 찾아야 할지가 큰 숙제로 다가오는 것 같다.
리프킨의 말처럼 일 없이도 존재의 의미를 찾는 사회가 올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가 일 외의 다른 곳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고민과 기대가 동시다발적으로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