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W

투자를 안 해온 내가 틀리지 않았다고 말하는 책

나는 투자를 하지 않는다. 저축도, 적금도, 주식도, 코인도 하지 않는다. 흔히 말하는 ‘돈을 굴리는 일’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나에게 뜻밖의 위로를 건넨다. 꼭 남들처럼 투자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지금의 방식이 틀린 것만은 아니라고 말해주는 듯했다.

30대 친구들을 만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가 있다. 바로 돈이다. 월급만으로는 돈을 불릴 수 없고, 좋은 집을 마련하거나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기도 어렵다는 이야기다. 친구들은 하나같이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주식을 사야 하는지, ETF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코인은 이제 늦은 것인지 같은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오간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들 중 투자로 뚜렷하게 성공한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다.

50대 선배들을 만날 때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 역시 돈을 벌기 위해서는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 경제, 정치의 흐름을 공부하고, 시장을 읽고, 좋은 종목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그 말을 하는 선배들 역시 실제로 부자라고 부를 만한 사람들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투자로 부자가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비트코인을 아주 일찍 산 사람들, 하이닉스 주식을 오래전에 사둔 사람들처럼 운 좋게 기회를 잡은 경우를 말하는 것일까. 만약 복권에 당첨되듯이 맞아떨어져야 돈을 버는 것이라면, 그것을 정말 투자라고 부를 수 있을까. 나에게 투자는 종종 로또 당첨을 기대하며 복권을 과도하게 사는 일처럼 느껴졌다.

물론 지금까지 살아오며 부자를 만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수백억대 자산가도 있었고, 이미 경제적 자유를 얻은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그들 중 누구도 주식, 코인, 부동산 투자만으로 지금의 자산을 만들었다고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이 부를 얻은 방식은 조금 달랐다. 그들은 시장의 흐름을 맞힌 사람들이라기보다, 자신이 감당한 노력과 실패의 시간을 통해 부를 만든 사람들이었다.

그 중심에는 창업이 있었다. 내가 만난 부자들이 공통적으로 말한 것은 분명했다. 사업은 노력한 만큼 돈을 벌 가능성이 열려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워런 버핏 역시 단순히 주식을 사고팔아 돈을 번 사람이 아니라, 투자라는 사업을 통해 부를 쌓은 사람이라는 점에서 다르게 보아야 한다. 결국 그들은 투자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다만 주식, 코인, 부동산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자신이 키운 사업에 투자했을 뿐이다.

그들은 더 성장하기 위해 밥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 시간을 견뎠고, 수많은 실패와 위기를 통과했다. 그리고 그 시간과 노력이 단순히 주식 한 종목을 고르는 일보다 더 큰 보상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믿었다. 이 책이 내게 설득력 있게 다가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투자하지 않는 삶을 무조건 게으르거나 시대에 뒤처진 태도로 보지 않고, 진짜 투자가 무엇인지 다시 묻게 만들기 때문이다.

책은 이렇게 묻는다.

“부자가 될 것인가? 부자로 남을 것인가?”

돈의 심리학 5장

이 질문은 이 책이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다. 부자가 되는 것과 부자로 남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뜻이다. 코인이나 주식으로 큰돈을 번 사람들은 분명 부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부가 운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면, 같은 방식으로 다시 부를 얻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대박은 반복되기 어렵고, 운은 실력처럼 축적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사업을 한 번 성공시킨 사람들은 이후 다른 사업에 도전해도 다시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단순히 돈을 번 것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필요한 감각과 태도, 실패를 견디는 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함께 쌓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들은 부자가 되는 방법 뿐만 아니라 부자로 남는 능력까지 확보한 사람들이다.

나 역시 이 이야기를 믿는다. 진정한 투자는 결국 나에게 하는 투자다. 내가 더 공부하고, 더 성장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것. 그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투자라고 생각한다.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는 일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 낮은 위험의 투자이자, 어떤 형태의 투자보다도 내 삶에 큰 성과를 가져다줄 수 있는 높은 수익의 투자다.

지금 나는 맛있는 것도 자주 사 먹기 어려울 만큼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미래의 내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오늘의 시간을 나에게 투자하고 싶다. 당장의 수익률을 계산하며 불안해하기보다, 내가 더 단단해지고 성장하는 과정에 집중하고 싶다. 이 책은 그런 나의 생각을 더 분명하게 만들어주었다. 부자가 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부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일이며, 결국 가장 오래 남는 자산은 돈이 아니라 그것을 다룰 수 있는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Exit mobile version